지난 5월 29일과 30일에 있었던 경기필하모닉 세 번째 마스터즈 시리즈, 여행.
작곡 초기 말러 교향곡 1번의 2악장이었던 ‘블루미네’. 사실 이번에 준비하면서 자세하게 알게 된 작품인데 ‘거인’이라는 부제의 교향곡 1번 분위기와 사뭇 달라서 빠진 것인지 아무튼 트럼펫의 서정적 선율을 중심으로 말러 특유의 감성이 무언가 탄탄한 앙상블 위에 얹어진 느낌이랄까.
지난해부터 아시아 초연을 위해 준비했던 신동훈(@donghoonshin_composer) 비올라 협주곡, ‘실낱태양들’. 작곡가의 평소 버킷리스트인 <D♭major & Adagio> 소재와 독일의 파울 첼란의 시(詩)에서 착안한 곡이라고 한다. 사실 대부분의 현대음악은 선율이나 조성과는 상관없는 실험적인 음악적 요소들 때문에 일반인들에게는 상당히 난해한데 이 작품은 선율과 조성이 풍부하여 서정적인 흐름과 신비로움이 색다르게 다가왔다. 협연자 아미하이 그로스(@amihaigroszviola)는 비올라의 풍부한 중저음 사운드와 마치 바이올린에서 연주되는 것 같은 고음을 자유자재로 연주하는 그야말로 경이로운 연주자였다. 특히 앙코르로 연주한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프렐류드’는 그의 연주 실력을 그야말로 응축하여 보여주는 진귀한 무대 그 자체! 그리고 묵직한 비올라 이미지와는 다르게 연습 때나 무대 뒤에서 보여준 밝고 쾌활하고 유쾌한 그의 모습은 또다른 놀라움의 포인트.
2부 ‘멘델스존 교향곡 3번’. 이번 공연 소개에서 ‘스코틀랜드를 여행하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라고는 하였지만, 사실 개인적으로는 스코틀랜드를 여행한 경험이 없어서 광경이 눈에 보이고 그림이 그려지지는 않았다. 다만, 작곡의 시대적 배경과 설명을 머리에 담아두고 보니 각 악장에서 표현하고자 하였던 분위기, 황량함과 아름다움, 활기차고 쾌활함, 장중하고 엄숙함, 격렬하고 웅장함은 고스란히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사실 이번 공연의 티켓 세일즈는 다소 저조하였으나 그래도 미래에 평가받을 업적, 신동훈 작곡가의 신작 아시아 초연이 이번 공연의 큰 수확이라고 본다. 그리고 그런 수확의 출발점은 김선욱 감독, 신동훈 작곡가, 아미하이 그로스 세 명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일상에서의 그들은 상당히 돈독해 보였다. [참고기사: “조성진·임윤찬과 ‘K작곡’의 기세”(6.11) 조선일보 김성현]

